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특성화센터 탐방 - 고려대구로병원 간암다학제센터간암은 국내 암 사망률 2위, 40~50대 중년의 사망 원인 1위 질환이다.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없어 조기 진단이 어려운 데다 환자 대부분이 간 질환을 앓아 치료해도 재발이 잦은 탓이다. 고려대구로병원 간암다학제센터는 진료과 간 활발한 소통과 협업으로 그 한계를 극복해 나간다. 다양한 수술적·내과적 치료법을 환자 상태에 따라 적절하게 구사해 생존율을 높이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앞장선다.
간암다학제센터에선 이식혈관외과·간담췌외과·소화기내과·영상의학과 등 여러 의료진이 모여 최적의 치료법을 논의한다. 인성욱 객원기자 간암은 치료가 까다로운 암이다. 환자의 80~90%가 B형·C형 간염, 알코올성 간 질환 등을 갖고 있다. 이들 질환이 간경변증으로 악화하고 그러다 간암이 발생하는 수순을 밟는다. 간암의 진행 정도와 함께 간 자체의 기능을 두루 평가한 뒤 치료법을 결정해야 하는 이유다.
고려대구로병원 간암다학제센터에선 내과·외과·영상의학과·병리학과·방사선종양학과 등 간암 치료와 관련 있는 진료과 의료진들이 주 1회 이상 만나 치료법 결정이 까다로운 환자 사례를 함께 논의한다. 진료과 간 경계를 허무는 활발한 소통 덕분에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치료 전략을 세울 수 있다.
3·4기 간암 환자 치료도 포기하지 않아 김모(56)씨는 간암이 간 내 혈관(문맥)까지 침범했다. 간문맥에 암이 퍼지면 수술이 어렵고 다른 치료마저 잘 듣지 않아 6개월 정도밖에 생존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. 하지만 의료진들은 다학제 진료를 통해 경동맥 화학색전술을 시행한 뒤 방사선 치료를 하기로 했다.
간암 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동맥에 항암제를 투여한 뒤 혈관을 막아 암세포를 괴사시키고 방사선으로 간문맥에 있는 암세포를 줄이는 치료로 효과를 극대화했다. 그 결과 약 1년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암이 재발하지 않았다. 이 센터의 송명규(영상의학과) 교수는 “치료가 어려운 3·4기 간암 환자라도 다학제 진료를 통해 최적의 치료 전략을 세운다”며 “치료 방법별 장점을 이용한 최선의 치료로 최대의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한다”고 설명했다.
간암은 치료 방법이 다양하다. 수술적 치료로는 간암 부위를 부분적으로 떼어내는 절제술, 간 전체를 떼어내고 공여자의 간을 붙여주는 이식술이 있다. 내과적 치료로는 암세포의 생존과 성장에 필수적인 간동맥을 막아 암을 치료하는 색전술, 종양 내에 바늘을 찔러 그 부위를 태우는 소작술, 항암 치료 등이 두루 활용된다. 이들 각각의 치료법에 능통하고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를 적시·적소에 구사해야 높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. 김지훈(소화기내과) 교수는 “간암은 재발률이 높은 편이라 한 번 치료를 받았다고 해서 끝나는 질환이 아니다”며 “치료를 반복해서 받을 수 있으므로 전문가들이 함께 환자 상태에 맞는 치료법과 순서를 정하는 게 효과적”이라고 말했다.
치료는 되도록 환자에게 영향이 덜 가는 방향을 선호한다. 절제술이 대표적이다. 간은 혈관이 풍부한 장기여서 환자 입장에선 수술에 대한 부담이 크다. 고려대구로병원 간암다학제센터에선 기본적으로 수술 전 간 기능을 정확하게 평가하고 간 질환의 악화 가능성을 예측한 결과를 기반으로 최적의 간 절제 방법과 범위를 정한다.
간 절제술을 할 땐 전통적으로 개복술을 시행했으나 최근엔 복벽에 작은 구멍을 뚫어 복강경을 이용한 수술이 이뤄진다. 최새별(간담췌외과) 교수는 “마취나 수술 기구·기술의 발달로 복강경 절제술 시행이 활발해졌다”며 “로봇 역시 간 절제술에 활용함으로써 좀 더 빠른 회복을 기대하고 재수술 시 유착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”고 말했다.
복강경·로봇 수술로 환자 회복 빠르게 고려대구로병원 간암다학제센터는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새로운 항암 치료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낸다. 간암은 다른 주요 암 대비 치료제 발전이 더딘 편이다. 지금껏 주된 항암 치료로 활용된 표적치료제 이후 마땅한 치료제가 없었다. 다행히 최근 들어 면역치료제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. 김 교수는 “그동안 면역치료제 연구에 많이 참여했다”며 “향후 면역치료제가 진행된 간암을 좀 더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무기로 쓰일 것으로 예상한다. 연구와 치료 경험이 풍부한 만큼 이 분야를 선도해 나가는 데 힘쓰겠다”고 강조했다.
김선영 기자 kim.sunyeong@joongang.co.kr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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